젠틀몬스터 하우스 노웨어 도산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이곳은 여전히 매장이라기보다 하나의 전시 공간에 가깝다는 거! 이번에 공개된 2026 부케 컬렉션은 그 성격이 더욱 분명하다. 꽃이라는 익숙한 모티프를 가져오지만, 아름다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부풀고, 왜곡되고, 반짝이며 관람자를 압도한다.
📍 젠틀몬스터 하우스 노웨어 도산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6길 50 M층, 2층, 3층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02/16–02/17 설날 연휴 휴무) 연락처: 1660-1010
특이사항: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 도보 약 590m
이번 프로젝트는 FKA twigs와 조던 헤밍웨이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이 만들어낸 세계는 섬세함과 공격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부케처럼 보이는 조형물들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식물보다는 생명체에 가깝고, 크롬 소재의 인체 조형은 유기적인 꽃 사이에서 낯설 정도로 또렷하다. 이질적인 것들이 같은 리듬으로 숨 쉬는 느낌이다.
공간 전체를 채운 컬러 팔레트 역시 인상적이다. 파스텔 톤의 꽃잎, 보랏빛 바닥, 반사되는 금속 표면이 겹치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린다. 거울과 곡선 구조가 반복되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흔들리고, 어느 지점에 서 있든 ‘정면’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그 사이사이에 놓인 선글라스들은 오히려 담담하다.
과도하게 튀지 않게, 하지만 분명한 실루엣으로 존재감을 남긴다. 장식적인 공간 안에서 제품이 묻히지 않는 이유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플로럴 디테일이 더해진 아이웨어 피스. 꽃 줄기를 연상시키는 템플 장식은 착용보다는 오브제로 먼저 인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질감 없이 컬렉션 안에 스며든다.
젠틀몬스터가 잘하는 방식, 즉 ‘보는 순간 이해되지는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지점이다.
이 공간에서 관람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관찰자가 된다. 제품을 고르기보다 세계를 통과하는 경험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오래 머무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게 된다. 다만 이곳의 사진은 기록에 가깝다. 인증샷보다는 여기서 무엇을 봤는지 남기고 싶어진다.
젠틀몬스터는 이번에도 ‘안경 매장’이라는 범주를 벗어난다. 2026 부케 컬렉션은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고, 장식적이지만 메시지가 분명하다. 패션과 아트, 퍼포먼스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낸 공간을 직접 걷고 싶다면, 이번 전시는 충분히 들를 이유가 있다.